한번 정들인것에 대해서, 한번 눌러 앉은 곳에서, 한번 다니기 시작한 학원에 대해 늘 무직하게 변심않고 오래토록 누리고자 하는것이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지금 살던 집도 큰애 유치원6살 때 들어와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12년 가량 다른곳 쳐다 보지도 않고 살았으니 엉덩이가 무거워도 많이 무거운 편이다. 중간에도 이사를 갈뻔했던(?) 일들도 있었으나 끝까지 이집이 좋사오니 하는 나의 고집으로 계속 살던중 큰아이 학교와 집의 여러 사정상 큰아이 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야겠다는 결론이 났다.

사실 2년전 큰수술로 인해 나의 왼팔은 힘을 주어 쓸수도 없는 형펀이고 매일 아침 7시면 출근했다 퇴근하면 7시인 서울에서 일산으로 출퇴근하는 워킹맘이니 이사란 에베레스트 산보다도 높고도 아득한 얘긴였다. 성치 않은 팔과 짜내려 해도 낼수 없는 시간...

결국엔 포장이사뿐이 답이 없었고, 늘 당신 손으로 손수 이삿짐을 꾸려 12번이상 이사를 다니신 이사의 베테랑 울 시어머님도 나의 상황이 힘들것으로 예상하셨는제 알뜰하기가 제일인 울 시어머님도 포장이사에 대해 반대하지 않으셨다.

산뜻한 차량에 영구아저씨 그림이 그려진 이삿짐 차량이 생각나 견적을 의뢰했고 이사날짜를 정하고 이사당일 아침.

낼모레가 초복인데 이 한 여름에 이사하는 우리가 얼마나 싫을까 하는 생각에 죄송하기도 하고, 12년 묵은 먼지가 또 얼마나 날릴까 하는 민망함에 살짝 어려운맘이...

그러나 정확히 맞춰 오신 여러분들. 무거운 짐들에 인상한번 찌푸리지 않고 즐겁게, 성의껏 짐을 싸기 시작하셨고 간간이 즐거운 농담에 우리식구도 덩달아 즐겁기 까지했다.

소복이 싸인 먼지는 탈탈털어 이사들어갈 집 청결에도 신경써주시며 쓸 것, 안 쓸 것 까지 구분하여 박스에 담아 주셨다.

시어머님은 당신 평생을 다해도 이런 한가한 이삿날을 맞이 하신 것이 처음이신지라 너무 좋아하셨고, 더불어 비가 온다던 날씨가 오전 내내 짐싸는 동안 살랑살랑 불어 날씨까지 도와준 이삿날이였다.

이사온 집에 가구배치는 미리 계획하였던 것이 있었으나 큰 짐 놓는 것에 베테랑이 되신 직원분들의 조언을 받아 변경하고, 놓다보니 집도 훨씬 넓어보이고 쓰임새 있게 배치완료 되었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생각했다.

짐을 들이고 세세한 텔레비전 연결과 액자위치, 바닥청소 마무리까지 해주시고나니 벌써 저녁 6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멀쩡한 손 하나로 오늘 이사가 이렇게 끝났다는게 참 놀랐고 하루종일 비오듯 땀 쏟으신 영구크린 직원 여러분들게 넘 감사했다. 이렇게 나의 단골 리스트에 영구크린 등극.

299팀2조여러분들 그날 너무 수고 많으셨구요 감사했습니다. ~